평생 동안 내가 탄 비행기에서 사고 날 확률, 계산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궁금해지는 게 있습니다.
비행기는 정말 안전한 걸까? 요즘도 사고가 나긴 난다는데... 확률이 얼마나 되려나? 비행기를 자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혹시 위험한 것 아닐까?
책 <팩트풀니스>를 읽다가 비행기 사고에 관한 데이터를 발견했습니다. 물론 비행기를 한 번 탈 때 사고가 날 확률은 희박하겠지요. 하지만 평생에 걸쳐 수백 번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여전히 확률이 낮을지 알고 싶었습니다. 평생 동안 한 번이라도 사고가 날 확률을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팩트풀니스에 두 가지 데이터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비행기를 편도로 1회 탈 때 사고가 날 확률을 우선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1.
2016년에 총 4000만 대의 상업 항공기가 목적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치명적 사고를 당한 항공기는 10대에 불과하다.
책, <팩트풀니스> 중
2016년은 사고 숫자가 적었던 해라고 합니다.
이 정보로부터 비행기 한 대가 사고가 날 확률은 대략 400만 분의 1 범위임을 알 수 있습니다.
2.
조금 더 정량적인 두 번째 데이터를 보겠습니다.
책 팩트풀니스와 책의 저자가 만든 아래 사이트에는 지난 수십 년간 항공기 사고 사망자 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가 있습니다. 2012년에서 2016년 사이에는 평균적으로 100억 승객 마일당 1년에 1명이 사망했습니다.
(출처 : https://www.gapminder.org/topics/plane-accidents/)
인천에서 미국 LA의 항공거리는 11000km, 약 7000마일입니다. 두 번째 데이터에 따르면 인천에서 LA로 편도 비행기를 탔을 때 사고가 날 확률은 100억분의 7000, 즉 140만 분의 1입니다.
두 가지 데이터로부터 계산한 확률이 다행히 같은 스케일(100만분의 1~1000만분의 1 사이) 안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임의의 곳으로 비행 한 번을 할 때 나한테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200만 분의 1로 정하겠습니다. (1번 확률과 2번 확률 사이의 수치 중 계산이 용이한 값으로 정했습니다.)
여기에 평생 비행기를 탄 횟수를 곱하면 평생에 걸쳐 한 번이라도 비행기 사고가 날 확률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겠죠?
1) 비행기를 극단적으로 자주 타고 다니는 사람의 경우
비행기를 극단적으로 자주 타고 다니는 사람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한 달에 두 번 한국과 미국을 왕복하는 사업가를 상상해보면요. 한 달에 비행기 4번, 1년에는 총 50회 정도 비행기를 탑니다.
80년 동안 이 같은 빈도를 지속한다고 합시다. 이 사업가는 평생에 걸쳐 4000번 비행기를 탑니다. 4000번 중 한 번 이상 비행기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요.
평생에 걸쳐 비행기 사고가 한 번이라도 날 확률이 500분의 1입니다. 생각만큼 작지는 않았어요. 로또 4등 당첨확률과 비슷하고, 로또 1등 당첨확률보다 1만 배 높습니다.
물론 사고율은 국가별로 혹은 다른 여러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제 계산을 (저조차도) 있는 그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2)일년에 두 번 해외여행을 간다면?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일 년에 비행기 4번, 50년 동안 같은 빈도를 유지한다고 합시다. 평생에 걸쳐 200번 비행기를 타게되는데요. 이 경우 평생동안 비행기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1만분의 1이 됩니다.
자동차사고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확률이지만 그래도 제 마음을 완전히 편안하게 하는 숫자는 아니었네요ㅎㅎ
위의 계산들은 대략적이고 오류를 포함하고 있겠지만, 막연히 예상했던 것보다는 확률이 높았습니다. 다행인 것은 비행기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비행사고가 현저하게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줄 뿐만 아니라 추락시 사망률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확률은 지속적으로 0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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