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이 좋아서/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따라 쓰며 해석하기 2탄

by 김보이 2020. 8. 4.
반응형

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지난번에 이어서 김영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따라 써 봤습니다.. 원문을 보고 머리로 외운 뒤 책을 덮고 복기해보는 방식입니다. 이전 글을 보지 않으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2020/08/03 - [책이 좋아서/소설] - 김영하 작가님께 배우는 글쓰기

 

김영하 작가님께 배우는 글쓰기

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글쓰기, 춤, 프로그래밍 등등 잘 모르던 한 분야를 새로 배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돈들이지 않고 가장 효과적으로 실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이 뭐라고 생각

likeboy.tistory.com

 

원문 : 시를 가르치는 문화센터의 강사는 내 또래의 남자 시인이었다. 그는 첫 수업 시간엄숙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해서 나를 웃겼다. “시인은 숙련된 킬러처럼 언어를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하는 존재입니다.”

 

: 시를 가르치는 문화센터의 강사는 내 또래의 중년 남자였다. 그는 첫 시간에 이런 말을 해서 나를 웃겼다. “시인은 숙련된 킬러처럼 언어를 포착하고 끝내 살해하는 존재입니다.”

 

중년 남자..는 어디서 튀어나온 걸까요 ㅎㅎ 중년 남자 앞에 내 또래라고 이미 나이가 암시되어있기 때문에 중년이라는 말은 같은 의미의 반복입니다. 이렇게 실수를 하고 나면 내 또래의 중년 남자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해보이는데, 복기할 때는 이상한 줄을 전혀 몰랐어요.

 

다음 문장에서는요. 원문의 수업 시간을 저는 그냥 시간으로 기억했어요. 이건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엄숙한 표정으로는 빠져서는 안 되는 표현이었습니다. 강사가 무려 살인자 앞에서 킬러의 비유를 엄숙한 표정으로했기 때문에 나를 웃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숙한 표정이 아니었다면 책 속 화자도, 책을 읽는 독자도 그렇게 웃기지는 않을 겁니다.

 

다음 문단은요.

 

원문 : 그때는 이미 수십 명의 사냥감을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해 땅에 묻은 뒤였다. 그러나 내가 한 일이 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살인은 시라기보다 산문에 가깝다. 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살인은 생각보다 번다하고 구질구질한 작업이다.

 

: 그때는 이미 수십 명을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한 뒤였다. 그러나 내가 한 일이 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시라기보다 오히려 산문에 가깝다. 한 번 해보면, 누구나 안다. 살인은 생각보다 번다하고 구질구질한 작업이다.

 

정말 많은 글자를 빼먹고 추가했습니다...첫 문장에서 배울 게 있었어요.

 

원문 : 그때는 이미 수십 명의 사냥감을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해 땅에 묻은 뒤였다.

: 그때는 이미 수십 명을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한 뒤였다.

 

원문이 더 구체적입니다. 생동감이 있습니다. 반면, 제 복기본은 생동감이 없습니다. 이건 글을 쓸 때만이 아니라 말을 할 때도 늘 신경 쓰게 되는 부분입니다. 얼마나 구체적으로 쓰고 말할 것인가? 너무 대충 쓰면 생동감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지나치게 구체적이면 지루해집니다. 생동감 있으면서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구체성, 김영하 작가의 문장이 그렇다고 저는 생각해요. 살인자의 기억법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다른 책들에서도 그렇습니다.

 

원문 : 살인은 시라기보다 산문에 가깝다. 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 시라기보다 오히려 산문에 가깝다. 한 번 해보면, 누구나 안다.

 

다음 문장에서도 저는 ‘살인은’ 이라는 주어를 제 맘대로 삭제함으로써 가독성을 떨어뜨렸습니다.

 

그 다음 문장에서는요. 거의 같은 의미인데, 왜 그런지 설명하기 힘들지만..누가 봐도 원문이 더 나아요. 신기합니다.

 

이렇게 베껴쓰고 생각하다보면 언젠가 글을 잘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