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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서/소설

회색인간 김동식 줄거리/해석/독후감 2탄!

by 김보이 202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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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김동식 작가님의 소설 <회색인간>은 24가지 짧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제가 재미있게 읽은 단편 <어린 왕자의 별>을 소개드릴게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UFO에 끌려간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인간들이 UFO에 상습적으로 납치를 당합니다. UFO가 어디에서 오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릅니다. 방어하는 게 불가능해요. 납치를 당한 사람들은 낯선 곳에서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자신들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다. 밤하늘에는 선명한 별이 가득했고, 사방으로 시야에 장애물 하나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지구가 아닌 낯선 별에 갇히게 돼요. 주변을 파악하기 위해 앞으로 곧장 걸어나간 사람들이 얼마 뒤 뒤쪽에서 나타납니다. 별의 크기가 아주 작아서 별을 한 바퀴 돈 것이었습니다.

마치 어린왕자의 별 같네...”

문제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별 어디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심한 더위, 목마름과 배고픔으로 괴로워합니다. 한 청년은 급기야 땅을 파서 돌조각을 입에 넣어보는데요.

, 먹을 만한데?”

정말이었습니다. 땅을 먹었더니 갈증과 배고픔이 해소됐어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청년을 따라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은 두 번째 발견.

대변과 소변을 흡수한 땅은 말랑말랑한 질감이 되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딱딱하게 말랐다.

땅은 지구에서 본 적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 특성을 이용해 집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밤낮의 온도차가 심하니 집을 지으면 살기가 조금 편안할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단체를 위한 건물을 짓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의 집을 짓습니다. 집이 많아지자 별이 도시 같은 형태를 갖추었어요. 그런데.

참 희한한 일이었다. 벽이 생기고, 집이 생기고, 보이지 않는 공간이 생기자, 범죄도 생겼다.
(중략)
왜일까? 사방이 모두 뻥 뚫려 있떤 그때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원시의 그때는, 모두가 모범 시민이었는데.

여기서 떠오른 엉뚱한 생각, 옆길로 빠져서 죄송하지만 잠시만 빠질게요.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 농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요. 그 전에는 수렵채집시대였고요. 우리는 흔히 현재 사람들이 과거보다 잘 살고,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100년 전, 1000년 전 농업시대와 비교했을 때입니다. 그보다 전인 수렵채집시절에는 오히려 몇몇 질병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노동시간도 하루 3~4시간 정도로 여유롭게 생활했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생활환경이 완전히 달랐던 그때에는 인간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현재의 인류도 경제발전하면 단순히 경제만 발전하는 게 아니라, 출산율 저하, 교육의 질 상승, 성평등, 건강, 노동시간 감소, 개인화 이런 다양한 요소가 함께 움직이잖아요. 수렵채집 시절에도 생활환경이 달랐던 만큼 지금과는 여러 문화가 달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렵채집시절에는 결혼이 있었을까? 연애결혼? 아니면 지정된 사람과의 결혼? 아이에 대한 양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었을까, 전체 집단에 있었을까? 한 집단 내부에서 심한 범죄가 있었을까? 지금만큼 성역할 구분이 있었을까, 아니면 남녀가 함께 사냥을 하고 소도구를 만들었을까? 지금에 와서는 이런 질문들에 명백하게 대답할 방법이 없고 추측할 뿐이라는 게 아쉽습니다. 증거가 남아있다면 인간 사회의 색다른 가능성을 알 수도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다시 낯선 별 이야기로 돌아와서, 결론입니다.

어느 우주의 화목한 가정집.
한 아이가 책상 위에 놓인 구조물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중략)
“어때?많이 번식했니?여왕은 누구니?”
! 이제 집 다 짓고 번식 시작하나 봐! 근데 이 종은 여왕이 따로 없나 본데?”

납치된 인간들은 사실 어느 우주인의 장난감이 된 것이었습니다. 우리 사람들이 개미를 납치해서 가둬놓고 과학장난감으로 사고 파는 것처럼 말입니다.

참신한 이야기로 가득한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 중 <어린 왕자의 별>이었습니다.

대표 단편 <회색인간>의 줄거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방문해주세요.

2020/08/16 - [책이 좋아서/소설] - 회색인간 - 김동식 - 줄거리/해석/독후감/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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