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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서/소설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2탄!

by 김보이 202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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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시선으로부터> 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시선이 당연히 사물을 보는 시선할 때 시선인 줄 알았어요. 책을 펼쳤는데 심시선이라는 이름의 할머니로부터 이어지는 가계도가 있길래, ‘역시 정세랑 작가님...‘...‘ 하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심시선 할머니가 죽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 특이한데요, 각 장의 처음 부분에는 심시선이 죽기 전 했던 말들이 나옵니다.

 

pp.288-289

 


빛나는 재능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누군가는 유전적인 것이나 환경적인 것을, 또는 그 모든 걸 넘어서는 노력을 재능이라 부르지만 내가 지켜본 바로는 질리지 않는 것이 가장 대단한 재능인 것 같았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질리지 않는 것. 수십년 한 분야에 몸을 담으면서 흥미를 잃지 않는 것. 같은 주제에 수백수천 번씩 비슷한 듯 다른 각도로 접근하는 것.
사실 그들은 계속 같은 일을 했다. 그리고 조각하고 빚고 찍고...... 아득할 정도의 반복이었다. 예외는 있지만 주제도 한둘이었다. 각자에게 주어진 질문 하나에 온 평생으로 대답하는 것은 질리기 쉬운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대가들일수록 질려하지 않았다. 즐거워했다는 게 아니다. 즐거워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드물다. 질리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하다.

 

 

앤절라 더크워스 <그릿>에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과학적인 연구결과로 뒷받침되어 나옵니다. 성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천재성이 아니라 ‘끈기(그릿)’이라구요.

 

그런데 저는 <그릿>을 읽을 때는 그릿이라는 특성을 긍정적인 덕목으로만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현실에서는 그렇지만은 않다고 느낄 때가 많았거든요. 제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나, 주변의 성취를 볼 때 거기에는 좋게 말하면 끈기, 나쁘게 말하면 집착과 약간의 광기? 같은 게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마음은 대단한 일을 성취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지만,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도 하잖아요. 대표적으로 몇몇 세계적인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보면 그 사람의 불 같은 면이 도드라져 보일 때가 많죠. 주변 사람이 지쳐서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요..

 

이런 맥락에서 질리지 않는 것이라는 정세랑 작가의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열정과 끈기, 집념보다는 중립적이고 현실적인 표현이라고 느껴져서요.

 

<시선으로부터>에 대한 솔직한책리뷰를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2020/07/28 - [책이 좋아서/소설] -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가장 인상깊은 대목은?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가장 인상깊은 대목은?

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정세랑 소설 『시선으로부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입니다. pp.219~221 강연을 다니다보면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부모들이 물어옵니다. 자녀가 예술 분야로 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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