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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서/인문

총균쇠 vs 사피엔스 비교 - 한 권만 추천한다면? 책 추천

by 김보이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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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그리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두 책 모두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지구상에 인류가 최초로 등장했던 수백만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두 책은 비슷합니다. SNS에서 두 책이 함께 언급되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두 책은 또한 상당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어요. 책의 목적부터가 다릅니다.

 

<사피엔스>는 지난 인류 역사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을 포괄적으로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습니다.

<총,균,쇠>는 ‘지난 역사에서 왜 유럽인은 성공적이었고, 다른 대륙 사람들은 유럽인에게 정복당해야했는가?’ 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치밀하게 분석합니다.

 

목적이 다르다보니 책을 읽는 독자의 느낌도 달라지는데요.

 

통찰력의 향연,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어요. 책의 첫 문단을 볼게요.

약 135억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우주의 이런 근본적 특징을 다루는 이야기를 우리는 물리학이라고 부른다. 물질과 에너지는 등장한 지 30만 년 후에 원자라 불리는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원자는 모여서 분자가 되었다. 원자, 분자 및 그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는 화학이라고 부른다.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특별히 크고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다. 생물이 탄생한 것이다. 생물에 대한 이야기는 생물학이라 부른다.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생명체가 좀 더 정교한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화가 출현한 것이다. 그후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조금 길게 인용했는데요. <사피엔스>는 인류가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적은 책입니다. 위는 인류가 등장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을 한 페이지로 요약한 것이에요.

 

우주의 탄생에서 인류의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요약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을 겁니다. 빅뱅이 있었다. 태양과 지구가 생겼다. 생명체가 생겼다. 이런 식으로 사건을 나열할 수도 있을텐데요.

 

유발 하라리는 지루하게 사건만을 나열하지 않습니다. 우주가 물리학, 화학, 생물학, 문화와 역사라는 단계를 거쳤다고 표현합니다. 저는 이런 게 매력적인 서술이라고 느꼈어요. 책 전체가 이런 맛깔나는 표현으로 가득합니다.

 

저는 이런 표현들 덕에 사피엔스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무런 해석 없이 사건이 나열된 역사책은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요. 사피엔스는 맛깔나는 해석 덕분에 이해하기도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치밀한 학술서적 <총,균,쇠>

사피엔스가 대중적인 교양서적이라면 총균쇠는 학술적인 책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총균쇠는 사피엔스처럼 역사를 개괄적으로 서술하는 책이 아닙니다.

 

왜 유라시아인은 다른 대륙 사람들에 비해 성공적이었나?’라는 특정 질문에 ‘유라시아인이 똑똑해서가 아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유리한 환경 때문이다.’라고 대답하는 책입니다.

 

그 이유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유라시아인은 다른 대륙 사람들과 다르게 총기, 선박 같은 기술을 발전시켰어요. 그래서 다른 대륙에 배를 타고 침입해 원주민을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유럽인이 지닌 유행병이 어마어마한 수의 원주민을 죽였습니다. 유럽인은 말을 타고 다녔고, 거기에 총도 있으니 원주민의 상대가 되지 않았어요.

 

유럽인이 이처럼 총기, , 유행병을 먼저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정주형 사회, 농경사회를 먼저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농경사회처럼 식량생산량이 많고 인구가 밀집할 수 있어야 기술발전도 일어나고 동물로부터 온 전염병도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이 농경사회를 먼저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라시아 대륙에 작물화, 가축화할 수 있는 동식물이 애초부터 많았기 때문이에요.

 

사실 이런 견해는 요약본만 봐서는 쉽게 끄덕끄덕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한 사회가 발전하는데 관여하는 요소는 무지막지하게 많을 거예요. 이를테면 어떤 천재의 우연적인 등장, 살기 좋은 날씨, 종교적 관습 때문에 사회가 발전하거나 정체되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이런 모든 요소를 사이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밝혀내고 거기에는 예외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건 대단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자기 견해에 맞는 예시만을 골라 적지 않았어요. 모든 예시를 나열한 후 반례처럼 보이는 예시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합니다. 그래서 치밀하고 깊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읽기에 조금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결론

사피엔스 : 인류 역사를 포괄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친구가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총균쇠보다는 사피엔스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총균쇠 : 왜 유럽인이 성공적이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 / 여러 분야에 걸친 치밀한 분석을 읽어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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