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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서/에세이

오래 준비해온 대답 – 책리뷰

by 김보이 202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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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최근에 읽었는데요. 김영하 작가님이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적은 에세이입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막상 특별히 인상 깊은 구절을 찾아 적을 생각을 하니 생각나는게 없었어요. 그렇다고 책이 별로인 건 전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한 번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눈에 보이는 문단을 적고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이름하여 아무 리뷰.

 

아뮤 리뷰 시작!

 

실수로 오타가 났네요. 아무리뷰보다 아뮤리뷰가 귀여운 것 같아서 그대로 두겠습니다.

 

105쪽이 펼쳐졌습니다.

 

이제 슈퍼마켓에 가서 다음과 같은 재료를 구입하거나 아니면 바다에 나가 잡는다.

 

마늘, 스파게티면, 올리브유, 화이트와인, 싱싱한 조개 약간(바지락이나 모시조개류), 소금, 후추
조개를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토해내도록 한다. 물에 소금을 넣고

 

105쪽이 딱 여기서 끝나네요. 물에 소금을 넣고 뭘 하는 걸까요? 뒷 페이지가 궁금하지만 아뮤리뷰 규칙상 넘기지 않겠습니다.

 

책에 챕터 제목 중 하나가 지중해식 생존요리법’입니다. 김영하 작가의 지중해 요리 레시피들이 실제로 자세히 나와있어요. 저는 키토제닉 식이요법을 하면서 건강식에 관심이 많아졌는데요. 책을 보면서 지중해 음식이 몸에 좋은 재료가 정말 많구나, 스파게티 면만 빼면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염증을 유발하는 콩기름이 아니라 장수마을의 대표음식 올리브유, 중금속 오염이 많은 큰 생선이 아니라 조개나 정어리, 각종 허브. 한국에서는 건강해지려고 찾아 먹는 음식들이 여기에서는 일상적인 식사 재료였어요.

 

다른 페이지를 또 볼까요?

 

37쪽입니다.

 

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모든 것이 막힘없이 흘러갔다면 내 삶은 좀더 가벼워질 수 있었을텐데, 더 많은 것이 샘솟았을지도 모르는데,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인생을 흘러가는 삶, 스트리밍 라이프라고 부를 수는 없을까?

앞에 무슨 내용이었더라. 너무 궁금해서 금기를 깨고 앞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내가 가진 그 수많은, 그러나 한 번 들춰보지도 않은 DVD, 듣지 않은 CD, 먼지 쌓인 책들,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것들을 소유하려 애썼던 것일까? 그냥 영화는 개봉할 때 보고, 혹시라도 그때 못 보면 나중에 DVD를 빌려 볼 수 있었을 텐데, 책도 도서관에 가서 읽을 수

 

, 맞다. 이런 내용이었지. 이 부분 좋았는데. 저는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습니다.

 

한 페이지만 더 보겠습니다. 199쪽 당첨.

 

호메로스의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다보면 엉뚱하게도 현대의 테러리즘으로 연상이 튄다. 왜냐하면 현대의 테러리즘도 바로 이 ‘우티스’들,‘아무도 아닌 자또는 이름 없는 자들에 의해 자행되기 때문이다.

오디세우스 이야기인데요 오디세우스가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고 섬을 탈출한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폴리페모스가 이름을 묻자 오디세우스는 ‘우티스’ 그 뜻은 아무도 아닌자’라고 대답합니다. 때문에 폴리페모스가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아무도 아니다!라고 소리를 질러도 그의 거인 친구들은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이 때 당시 몇몇 테러리즘에도 이런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누가 테러를 하는지 용의자가 밝혀지지 않아요. 테러의 주동자는 아무도 아닌 자들 인 겁니다. 결국 우리로서 할 수 있는게 위험 지역에 가지 않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김영하 산문집의 매력포인트가 이런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예상치 못한 연상관계로 불쑥 등장하고, 하나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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