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며칠 전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30위권 안에 있는 한국 작가를 살펴보았다.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작가는 아래 4가지 중 하나에 포함되었다.
1. 유명인, 방송인
2. SNS에서 수 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3. 이전에 책을 여러 권 낸 경험이 있는 사람
4. 서울대 교수, 유명 CEO 같은 높은 직위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작가는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 김완 작가님 한 명이었다. (책도 재미있어 보이던데 한 번 읽어봐야겠다.)
결론적으로, 작가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 아닐 경우 책이 많이 팔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왜일까? 내 막연한 추측은 이렇다.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저자를 믿고 책을 구매할 사람들이 일정 수 이상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 책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에 바이럴이 생기기 어려운 게 아닐까?
책을 써보고 싶은 나 같은 보통사람 한 명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1~4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지만, 이왕이면 좋은 책을 써서 많은 사람한테 읽히기를 바란다. 이 사람이 오직 글을 잘 쓰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저절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바란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책이 좋다는 걸 알아봐줘야 할텐데, 이 사람의 책을 잠깐이라도 들여다봐줄 잠재적 독자의 풀이 너무 작다. 그리고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출판사가 보통사람의 원고를 받아줄지도 의문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 사람은 책을 출판하기 전에 SNS에서 팔로워를 모으려고 노력하는 게 현명해보인다. 단지 팬을 모으기 위함이 아니다.
어떤 책이 잘 팔린 주된 이유가 저자의 영향력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사람의 생각, 말, 행동이 그 동안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같은 SNS를 통해 자기 생각을 꾸준히 표현하다 보면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생각인지, 아니면 나 혼자만 좋다고 느끼는 생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피드백 과정을 통해 책의 질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블로그 하나만 운영을 시작한 참이다. 책으로 만들고 싶은 글도 블로그에 올려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티스토리 블로그보다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브런치 같은 플랫폼이 팔로워를 모으기에 더 적합해보여서,,완성된 글은 이런 플랫폼에 올리는 쪽으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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