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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서/사회,정치

사람이 웃는 이유

by 김보이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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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핸수입니다.

웃음은 참 이상한 행동입니다. 꺼억꺼억 소리도 이상하고, 숨도 잘 안 쉬어집니다. 기분이 이상하게 좋아지고요. 저는 사람이 대체 왜 웃는건지, 어떨 때 웃는건지 늘 궁금했어요.

이에 대한 설명을 처음 접한 것은 미치오 카쿠 <마음의 미래>였습니다.

유머의 원리는 간단하다. 적절한 순간에 듣는 사람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 즉 펀치라인을 구사하면 된다.

음..이 분 너무 단언하시는 것 아닌가요?

저 말도 분명히 유머의 한 부분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저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와 친구 둘이 길을 걷고 있다고 합시다. 제가 예상치 않게 박수를 세 번 치더라도 그 상황은 그다지 웃기지 않습니다. 친구는 잠깐 놀라고 말겠죠. 반면 제가 제 발에 걸려 갑자기 두둥탁 휘청거리는 경우는요. 둘 다 웃음을 터뜨립니다. 두 경우 모두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상황에 따라 웃기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 갑자기 휘청거릴 때, 어떤 단어를 발음은 비슷하지만 의미는 전혀 다른 단어로 우스꽝스럽게 바꿔 부를 때(네비를 비데라고 부를 때), 파전 한 조각을 젓가락으로 집어 오다 국그릇에 실수로 빠뜨릴 때, 우리는 웃습니다. 누군가의 서툰 모습이 드러나면 우리는 웃습니다.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제게 <선량한 차별주의자>에 적힌 아래 문장은 반가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약함, 불행, 부족함, 서툶을 볼 때 즐거워한다고 했다. 웃음은 그들에 대한 일종의 조롱의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관점을 우월성 이론이라고 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는 이보다 더 나아가 유머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드러냄으로써 내가 속한 집단의 우월성을 확인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개그프로에서 바보 흉내를 내는 것도 그렇고요. 저는 보지 못했지만 웃찾사에서 흑인분장을 해서 논란이 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일상에서 특정 집단 사람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는 말을 한 적이 얼마나 많은지...

 

물론, 대부분의 웃음은 문제적이기보다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끔이라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한 번씩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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