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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말했다.
“비밀 하나를 알려 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안녕, 잘 가.”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린왕자에서 최고의 문장을 꼽으라면 많은 독자가 이 문장을 고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 문장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아 좋다’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그 이상으로 가깝게 다가왔어요.
한 번은 집에서 옷장정리를 하는데요. 옷 정리를 하면 대개 그렇듯 지난 몇 년간 입지 않던 옷이 튀어나왔습니다. 앞으로도 입지 않을 것 같은 옷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버리기는 또 아까웠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더 놔둬서 좋은 건, 다음에는 아까운 마음 없이 버릴 수 있다는 거야. 그것밖에 없어”
이 말이 재미있어서 제가 다시 써봤습니다.
‘입지 않을 옷을 옷장에 보관하는 건 나름대로 합리적이다. 지금 옷을 버리면 아까운 마음을 억누르느라 스스로와 힘겹게 싸워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편안한 심정으로 옷을 버릴 수 있다.’
‘합리적’이라는 단어는 ‘눈에 보이는 것을 더 중요시 한 선택’이라는 의미로 자주 쓰입니다. 입지 않을 옷이라면 즉시 버리거나 중고로 파는 걸 합리적이라고 합니다. 보관하는 건 비합리적인 선택이고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고려하면, 내 마음과 다른 사람의 기분까지 고려하면 비합리적인 행동이 합리적으로 바뀔 때가 많다고 생각해요.
물론, 옷장이야기는 농반진반으로 한 이야기고요. 이보다 더 중요한 순간에 비슷한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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